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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Running)

런던 달리기(1)

YUNUPA 2024. 8. 19. 21:35

런던 달리기

 

지난 8월 여름방학인 잼민이가 있는 우리 가족은 런던여행을 다녀왔다.

우리집 잼민이에게는 런던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런던아이, 빅밴, 타워브리지, 뮤지컬 관람, 해리포터 스튜디오, 아스널 경기 관람 등이 있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런던에서 달리기를 한 사실이 1등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너무 좋았던 기억이기에 나의 달리기 이야기 중 가장 먼저 런던 달리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1. 러닝 루트(route)

일단, 런던여행 가기 전에 러닝 루트를 계획해 보았다..

우리 숙소가 런던아이 뒤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달리기 루트를 짜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일단 웨스트민스터 다리로 나가서 런던아이 쪽으로 템스강을 따라 뛰다가 템스강에 있는 다리를 건너서 돌아오면 되겠구나 싶었다. 다만 어디까지 얼마나 뛸 것이냐가 관건이었는데, 일단 목표는 타워브리지를 보고 오는 것으로 결정했다. 혹시 몰라 구글 지도로 찍어보니 한 8.5km 정도였다. 

여행지에서 뛰는 아침 러닝 치고 조금 긴 거리라고 생각했지만 러닝 중에 빅밴, 런던아이 그리고 타워브리지를 볼 수 있다는 이 코스가 맘에 들었다.

빅밴, 런던아이 그리고 타워브리지를 보며 뛸 수 있는 러닝 루트를 짜다.

2. 러닝 데이

런던에 도착한 다음날... 시차적응에... 실패한 나는 달리기를 하러 새벽 5시에 호텔을 나섰다.ㅋㅋ 이때 한국시간은 오후 1시ㅎ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짧고 강렬하게 자고 났더니 일찍 눈이 떠졌다. 사실 새벽 3~4시부터 깨어있다가 나왔다는 게 더 맞겠다. 여행 일정 첫날부터 달리기 하는 게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잘했다 싶다. 하고 싶은걸 빨리 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여행 중에 한 번 더 뛸 수도 있을 거 같은 기대감 등..ㅎㅎ 그리고 이 날은 런던 시내만 가볍게 둘러보고 뮤지컬 한 편 보는 일정이기 때문에 오전이 좀 여유 있기도 했다.

아침(?)에 나왔는데 너무 일찍 나왔는지 빅밴을 보는 사람들 때문에 항상 사람들이 엄청 많은 웨스트민스터 다리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살짝 무섭기도 했다.ㅋ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바라본 빅밴. 자세히 보면 시간이 5시 15분..ㅎㄷㄷ;;

 

게다가 전날 런던에 도착해서 느끼긴 했지만 날씨가 상당히 선선했다. 날씨 어플을 켜보니 보통 낮 최고 기온 25도 정도에 아침 기온은 14~17도 정도로 우리나라로 치면 가을 날씨여서 반바지, 반팔만 준비한 나는 살짝 당황했다. 우리나라였음 바람막이를 걸치고 타이즈를 입을 법한데 여기 영국 사람들은 그런 거 없다. 진짜 모두 다 반팔 & 반바지였다.

여행 중 찍어놓은 런던 날씨ㅎ

3. 템즈강을 따라 달리기!!

드디어 달리기를 시작했다. 탬즈강을 따라 달리는 기분은 너무 상쾌하고 좋았다. 하지만 템즈강 수질은 한강이 더 좋은 듯ㅋ

강에 완전히 붙어서 달리다 보니 중간중간 가게들이 나오고 했었는데 신기하게도 가게 노상 쪽으로는 모든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길이 막혔나 싶다가 계속 가다 보면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오는 다리다리마다 다리 밑으로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있었고 결코 길을 찾는데 어렵거나 헤매지 않았다. 아, 딱 한 군데 런던 브리지 근처에는 다리 밑으로 지나는 통로가 없었다. 

 

타워브리지가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정말 가슴이 뛰었다. 내가 이런 풍경을 보면서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새삼 런던에 사는 러너들이 부러웠다. 이 사람들은 이걸 매일 보면서 뛸 수 있는 거 아닌가!

템즈강을 보면서 뛰는 기분, 타워브리지를 보면서 뛰는 기분을 잠시나마 느껴보시길...ㅎ

아, 딱 한번 길을 헤맨 곳이 바로 타워브리지를 건너고 나서 직후였다. 타워브리지를 건너려고 올라설 때는 계단을 통한 통로가 있어서 쉽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편에는 다리 밑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었으나 다리를 건너는 통로는 문이 닫혀있었다. 그 문을 통하면 바로 런던탑 쪽으로 갈 수 있는데 내가 간 그 시간에는 굳게 닫혀서 타워브리지 다리를 완전히 건너 내려가 런던탑 주변을 빙 돌아서 다시 템즈강 쪽으로 올 수 있었다.(위에 루트를 보면 오른쪽 위 부분 동그랗게 되어있는 구간이다.) 여기서 시간을 좀 많이 까먹었다. 다리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이 길이 맞나 아닌가 확인하느라 좀 헤매었다. 처음 와보는 동네니 이런 문제도 생기는구먼?ㅋ

템즈강을 건너서 돌아오는 구간은 내가 달려온 코스를 강 건너에서 바라보며 뛸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온 자리를 멀리서 바라보니 얼핏 보았던 테이트 모던도 볼 수 있었고, 세인트폴 대성당도 가까이 서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런던아이를 템즈강 반대편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4. 러닝 기록

지도에서 찍어본 거리랑 실제 뛴 거리가 약간 차이가 났다. 중간에 공사하는 구간이 있어서 살짝 돌아서 온 거랑 런던탑 쪽을 크게 둘러서 오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9.51km를 뛰었고, 상세 기록은 아래 사진과 같다.

그래도 8분대는 너무 하잖아! 저 구간이 그 타워브리지에서 헤맨 구간이다.ㅋ

 

기록을 보시고 이게 무슨 러닝이냐고 산책한 거 아니냐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천천히 오래 뛰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러닝입니다' 하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달리는 중간에 만나는 명소를 그냥 지나치는 건 예의가 아니지! 러닝 인증샷을 남기고 감상도 하는 최고의 시간이 바로 이 새벽시간이 아닌가 싶다. 여행지에서 사람이 아주 적은 이 시간을 온전히 나만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5. 러닝 후기

진짜 내가 언제 런던을 달려보겠냐는 마음으로 운동복을 챙겨 왔는데, 정말 너무 잘한 결정이었던 거 같다.

보통 동네에서 달리기를 하면 나가기가 너무 싫지만 끝났을 때 너무 뿌듯하고 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데, 런던에서의 러닝은 나가기 전부터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설레었다. 그리고 그 설레이는 마음을 충분히 만족시켜 줬다.

 

날씨 때문인가?

아니면 인증샷 밑에 남겨질 저 런던 표시 때문인가?

아니면 달리면서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보이는 풍경 때문인가?

 

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새로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처음 접하는 코스의 신선함이 재밌었던 것 같다.

두세 달 전 처음 남산으로 원정런을 갔었을 때도 코스가 재밌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런 새로운 코스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게다가 '런던'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 그랬던 거 같다.  

 

그래서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바로 이거다.

여행지에서 러닝은 필수다.

 

타워브리지와 런던아이를 보며 런던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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