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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Running)

런던 달리기(2)

YUNUPA 2024. 8. 20. 21:17

총 7박 9일의 여행 기간 중 한 번만 뛰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갔었는데, 여행 일정 첫날 뛰고 왔더니 바로 다음 러닝을 계획하는 나를 발견하고 두 번째 러닝 계획을 준비했다. 처음 달리기는 생각보다 긴 거리를 달리다 보니 몸 푸는 시간이랑 사진 찍고 감상하는 시간까지 하니 1시간 반이 더 걸려서 이번에는 5km 내외를 뛰어야겠다 생각했다.

1. 러닝 루트(route)

런던에 오기전 달리기 계획을 할 때 하이드파크를 뛸까 생각했었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지도를 보니 숙소에서부터 거리가 3km 정도는 돼 보여서 왔다 갔다 하는 데만도 5km가 훌쩍 넘어버릴 거 같기에 빠른 포기를 했다.(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아쉽더란... 실제로 가본 하이드파크는 반대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넓고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뛰기 너무 좋았을 거 같았다.)
그럼 루트를 어떻게 잡을까 고민하다가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쭉 올라가면 버킹엄 궁전이 나오는데 그 앞에서 턴을 해서 옆에 있는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한바퀴 돌고 돌아오는 계획을 세웠다. 한 4km가 조금 안 되는 거리지만 두 번째이다 보니 큰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ㅎㅎ

2. 러닝 데이

이날은 첫번째 러닝데이보다 조금은 늦은 오전 7시에 나왔다. 기온 14도에 아주 화창한 날이었다.
오전 7시이지만 이날은 평일이다 보니 거리에 사람들이 꽤 많았다. 출근하는 사람들, 나처럼 운동하는 사람들이 첫 번째 날이랑 비교해 보면 완전 시장통...ㅋ 나오기 전에 14도인 것을 보고 혼자 가져갔던 긴바지와 긴팔티를 입었는데 살짝 창피했다. 달리기를 하는 그 어떤 누구도 긴팔 긴바지를 입지 않았다. 심지어 러닝 하는 여자들은 탱크톱이라고 하나? 그런 걸 입더란...

화창하고 시원했던 런던 날씨가 너무 그립다.

3. 런던의 공원길 달리기!!

런던의 공원은 우리나라의 공원이랑은 너무 다르다. 정말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런던의 공원들을 보면 내가 아는 우리 동네 센트럴 파크는 이름만 공원이지 북적북적거리는 시장이랑 다를바 없다. 주말이면 나들이 나온 가족들과 운동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한 블록만 더 크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버킹엄 궁전 가는길...오른쪽 옆이 세인트 제임스 파크다.

이렇게 한적하고 넓은 멋진 길을 혼자서 달리는 기분은 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이다. 이 때는 일부러 귀에 이어폰은 꽂았지만 일부러 음악을 끄고 주변 소리를 들으며 뛰었다. 아... 진짜 여유롭고 좋구나!!

조금만 힘을 내서 공원 주변 한바퀴를 돌고 나서 공원 안으로도 들어가 볼 걸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여기 공원은 그리 크진 않지만 안에 호수가 있어서 엄청 멋있었을 거 같다. 하지만, 대신 나는 요런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바로 말 타는 영국 경찰부대!! 버킹엄 궁전 주변을 경계하는 부대라고 들은 거 같은데 그 모습이 꽤나 멋있었다. 오늘의 러닝 사진으로 선정!!

4. 러닝 기록

거리가 짧아서 러닝 기록을 남기기는 살짝 민망하지만 그래도 남겨본다.

총 거리는 약 4km를 뛰었다. 원래 계획한 루트대로 뛰었더니 살짝 모자라서 일부러 조금 더 뛰어서 4km를 맞췄다. 아마 대부분 러너분들은 내가 무슨 맘으로 그랬는지 다 알 것이다.ㅎㅎ

오늘은 대부분 평지를 뛰고 거리도 짧아서 그런가 간만에 5분대 기록이 나왔다. 기록을 의식 안 하려고 노력하긴 하는데 막상 기록을 보면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5. 러닝 후기

런던에서의 두 번째 러닝 역시 대만족이었다. 물론 첫 번째보다는 약간 그 감동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때보다 더 좋은 날씨와 평일에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는 런던 사람들 틈에서 나 혼자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그 여유가 너무 좋았다.

 

런던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것이 요즘 우리나라도 엄청나게 러닝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런던에서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즐기고 있었다. 과연 그 많은 사람들은 나처럼 여행을 와서 달리는 것인지 아니면 여기 런던에 거주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구분이 가지는 않았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달리고 있었다. (근데 정말 대부분이 나보다 잘 뛰더라.)

 

그중에서 버킹엄궁전을 지난 지점에서 나를 추월해 가는 외국 여자가 있었다. 나름 판단하기로 독일 여자 같은 느낌의 건강한 여자였는데 그 뛰는 모습이 내가 딱 바라는 템포와 보폭과 폼을 가지고 가볍게 뛰자만 힘이 넘치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나도 폼을 한 번 고쳐보고 싶다.

 

과연 내가 앞으로 살면서 다시 런던에 올 일이 있을까?

11년 전에 왔을 때는 '다시 오면 되지!'란 생각이 있었고, 진짜 다시 왔는데 이젠 솔직히 다시 올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이러면 이번에 내가 뛴 런던 달리기가 마지막이겠지?

 

너무 좋았다, 런던!!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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